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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난장이다. 미쳐야 축제다.”
춘천문화재단과 춘천마임축제는 25일 커먼즈필드 춘천 안녕하우스에서 ‘2026 춘천문화예술포럼 - 마임축제는 왜 춘천인가’를 개최했다. 제38회 춘천마임축제와 연계해 열린 이번 포럼은 지난 38년간 축제와 도시가 상생하며 구축해온 공동체적 가치를 논의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두성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춘천마임축제와 도시’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축제의 본질을 극장이라는 닫힌 공간을 깨고 나온 ‘난장’의 정신에서 찾았다. 1세대 마임이스트 유진규의 구술을 빌려 “안 미쳐서 그렇다. 미쳐야 한다”는 선언이 축제의 정체성을 형성했다며, 세대와 계층,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원시적 축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춘천마임축제가 지향해 온 난장의 철학이라고 짚었다.
이 일탈의 실험은 도시 춘천의 공간을 탐색하는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밤새 시민과 예술가가 집단적 해방감을 공유했던 ‘도깨비난장’은 김수근이 설계한 어린이회관의 동심에서 출발해 최고의 해방구였던 고슴도치섬을 거쳐 현재의 레고랜드 주차장 등으로 끊임없이 이동해 왔다. 도시 안에서 ‘자유와 일탈이 가능한 공간이 어디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발굴해 온 과정이다.
또 다른 난장의 축, ‘미친금요일’은 축제가 대중화·가족화되며 자칫 무뎌질 수 있었던 해방의 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예술가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실패할 권리’를 부여하며 자기검열로부터의 탈출을 감행했던 2006년부터 9년간의 시도는, 오늘날 참여형·이머시브(몰입형) 축제의 선구적 모델이 됐다.
도심 한복판을 점거하는 ‘아!水라장’ 역시 차에게 빼앗겼던 도로를 인간의 공간으로 환원하겠다는 창의적 역발상의 결과물이었다. 호반의 도시임에도 정작 물을 만질 곳이 없던 시민들에게 물을 매개로 일상의 질서를 뒤집는 경험을 선사하며, ‘난장’ 정신을 도심 중심부로 진입시켰다.
이 감독은 이 모든 실험이 가능했던 이유를 춘천이라는 도시의 포용성으로 돌렸다. “초기 홀대받던 대안 예술인 마임의 진심을 알아봐 준 시민들과 38년간 매년 100명씩 누적 3800명에 달하는 청년 자원활동가 ‘깨비’들과의 인연이 곧 축제의 몸이자 정체성”이라는 고백이다.
이어진 발제에서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는 춘천마임축제를 한국 축제계의 대표적 선도 사례로 평가했다. 권 대표는 “많은 지역축제가 장소마케팅이나 단기 이벤트 중심으로 반복되며 실패를 겪어왔지만 춘천은 처음부터 달랐다”며 “춘천마임축제는 연구대상이자 모범사례였다”고 평했다.
그는 “축제의 본질은 공동체가 함께 몸의 감각을 회복하는 데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축제가 성과와 소비 중심으로 해석되기 시작했다”며 “춘천마임축제는 축제의 정체성과 실험성을 지키며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춘천은 ‘마임축제 보유 도시’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도깨비난장과 미친금요일, 아!水라장 모두 처음에는 낯설고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춘천은 그런 실험을 축제로 받아들였고 해마다 반복하며 진화시켜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축제가 도시를 어떻게 살아 움직이게 할 것인가, 시민들의 삶 속에서 어떤 공동체적 경험을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라고 제언했다. 안현 기자
[안현 기자 hyunsss@kado.net]